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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늦게라도 시작하는 게 훨씬 낫지 _ 메흐틸트 그로스만, 도로테아 바그너

늦게라도 시작하는 게 훨씬 낫지 _ 메흐틸트 그로스만, 도로테아 바그너

 

이 책은 독일 월간 잡지 편집자인 도로테아 바그너가 그녀의 할머니 메흐틸트 그로스만과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성한 칼럼들의 내용을 재구성한 책이다. 할머니가 손녀에게 자신의 삶의 경험과 지혜를 말해주는 듯한 문체의 문장이어서 읽기 편했다.

 

요즘 나이들어감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아직 40대 초반이지만 전과 다르게 주름이 늘고, 몸이 변해가는 것을 느낀다. 40대 여자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과 역할도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다. 메흐틸트 그로스만 할머니의 여러 이야기를 통해 늙는다는 것이 그렇게 슬픈일만은 아니라는 위로를 받았다.

 

나이들어가는 현재의 삶을 즐기면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할머니에게도 젊고 아름다운 순간이 있었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모든 시간은 이미 할머니가 경험해 온 것들이고 지나온 시간이다. 누구나 늙기에 두려워하지말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살면서 내 앞의 문이 점점 더 많이 닫혀가는 것을 의미한다. 정말로 해보고 싶었던 알프스 종단의 꿈이 이제는 정말로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

때로 내 입에서도 '절대로 다시는'이라는 말이 나오려 할 때가 있다.
할 수 없는 일, 다시는 반복할 수 없는 일에 대한 불만이 올라올 때마다 내가 전에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일, 그리고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최근 몸을 다치고 일을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날이 많아지면서 은퇴한 할머니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진짜 은퇴한 할머니의 삶은 나의 현재와는 많이 달랐다. 오히려 나보다 에너지 넘치고 밝고 행복함을 만끽하고 있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우울해하거나 주눅들지 말고 밖으로 나가야겠다. 뭐라도 해야겠다. 자꾸 너무 늦었나 하는 생각이 들면, 그로스만 할머니처럼 “늦게라도 시작하는 게 훨씬 낫지”하고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