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아이]는 프랑스 출신의 심리치료사 모드 쥘리앵의 에세이다.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글이다. 소설가 김영하 작가의 강력한 추천으로 국내에 출판되었다. 모드 쥘리앵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잘못된 신념으로 인해 세 살이 되던 해부터 열여덟이 될 때까지 철책으로 둘러싸인 집에 감금된 생활을 했다. 부모로부터 정서적, 육체적 학대를 당하며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았다. 그럼에도 그녀가 희망을 놓지 않은 것은 문학과 동물들 덕분이었다. 고립된 생활에서 탈출한 이후 그녀는 정신의학과 심리학을 전공해 심리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다.
[완벽한 아이] 의 줄거리
모두 쥘리앵의 엄마, 루이 디디에는 자신의 아이를 세상을 구원할 초인으로 키우겠다는 이상한 계획을 세웠다. 그 때문에 모드는 세 살부터 열여덟 살이 될 때까지 세상과 단절된 생활을 해야 했다. 모드는 학교에 다닐 나이가 되어도 갈 수 없었다. 엄마가 선생님이고 모드의 집 3층이 교실이었다. 학생은 모드 단 한 명뿐이었다. 매일 분단위로 짜인 계획된 생활을 해야 했다. 부모에게 길들여진 삶을 살던 모드가 바깥세상을 궁금해하게 된 건 왜?라는 의문 때문이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깨달음은 모드의 생각과 행동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럼에도 모드는 (나이, 성별, 지식의 면에서) 약자이기에 섣불리 행동할 수가 없었다.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나눌 친구가 전무했던 모드는 개, 말, 오리 같은 동물과 교감을 나누며 정서적 안정감을 찾는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내면을 다지고 상상으로 친구를 만들고 그들과 대화를 한다. 그러는 동안 세상과 모드 사이에 놓였던 담장이 서서히 무너진다.
[완벽한 아이] 속 좋았던 문장과 내 생각
이 집에 와서 살고부터 나는 약해졌다. 나는 혼자다. 이제는 유치원에도 안 간다. 어머니가 삼층에서 직접 나를 가르친다. 릴에 살 때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정비공장 인부들이 나를 웃게 해 주었는데, 이제는 그 사람들도 볼수없다. 우리는 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다.
어린 모드가 얼마나 외로웠을지 상상이 안간다.
그날은 기적이 일어난다. 나와 단둘이 남게 된 어머니가 아무 말 없이 책을 건네준 것이다. 나는 책을 침대 밑판과 매트리스 사이에 숨긴다. 그러곤 저녁에, 다른 방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꺼낸다. 나는 새로 접하는 경이를 응시한다.
새로운 세계를 접하고자 하는 열망이 모드의 내면을 성장시켰을테다.
아르튀르한테 가서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순간이 나에게 주어지는 유일한 위안이다. 나는 아르튀르에게 빠짐없이 얘기한다. 방을 옮긴 것, 두 종류의 나사송곳, 괘종시계 그리고 벌 받은 이야기... 전부 다 한다. 내가 옆에 앉아 이야기하면 아르튀르는 조용히 귀를 기울인다. 귀에 입을 대고 말하면 아르튀르도 린다처럼 간지러울 텐데, 그래도 내 말을 끊지 않고 가만히 들어준다.
모드에게 정서적 공감이 되어주고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동물들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담이 무너진 자리 앞에 서자 가슴이 두근거린다. 재빨리 마대를 들어올리고 철사 사이를 빠져나간다. 됐다. 넘어왔다. 바깥의 단단한 땅에 발을 디뎠다. 처음으로 아버지, 어머니 없이 거의 자유롭게, 나 혼자 집 밖에 있다. 나는 홀린 듯 주변을,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멀리까지 펼쳐진 들판을 바라본다.
모드가 처음으로 집밖으로 나온 날이다. 얼마나 두려우면서도 경이로웠을까.
나는 도둑처럼, 배신자처럼 이 집을 떠난다. 좌초하는 배를 두고 떠나는 쥐떼다. 수치스럽다. 하지만 나는 곧바로 라샤르의 차에 오르고, 십오년 전 처음 집 안에 들어서던 날 내 머리 위로 철책문이 닫히던 그 소리를 지워버리려는 듯, 힘차게 차의 문을 닫는다.
모드가 집을 떠나는 날의 묘사는 사실적이고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얼마나 바라던 순간인가. 그녀가 차문을 닫는 경쾌한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 하다.
[완벽한 아이] 을 읽고 난 후
책을 읽으며 나는 혹시 스스로 만든 생각의 감옥에 갇혀있지는 않은가 질문해 보았다. 삶에 대해, 내가 하는 생각들과 행동들에 대해 왜?라는 의문이 없다면 발전도, 가능성도 없는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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