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아무 일이라도 일어나는 삶이 좋을까?
별일 없이 사는 것이 좋지만 그 별일이 타인들에게는 일상으로 보일 때 종종 소외감을 느끼곤 한다. 한설희 작가의 ‘나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무슨 뜻일까 궁금했다 . 이 책은 작가가 지금의 나와 비슷한 나이였을 때 쓴 책이다 . 나이만 비슷한 것이 아니라 처지도 좀 비슷했다。 마흔을 갓 넘기고, 평범한 외모에 남자친구도 없고, 결혼에 대한 압박도 없지만 그렇다고 결혼에 대한 로망을 다 내려놓은 것도 아니다.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한설희 작가는 막돼먹은 영애 씨를 비롯해 안녕,프란체스카3, 몽땅 내 사랑 등 여러 작품의 작가로 참여하며 나름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는 것. 나는 아직 세상을 허우적대고 있는데.
나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작가가 일상속에서 겪고 생각한 이야기들은 웃기고 슬픈 이야기들로 엮였다. 하나같이 슬프고 공감되고 짠한 스토리였다. 나 같아서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도 들고. 다들 나처럼 사나 보다 하는 위안도 살짝 얻었다. 결혼을 하나 안 하나 힘들고 외롭고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가 안 해봤으니 혼자 결론짓지 말 자로 생각을 틀었다.
혼자 놀기의 달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30대는 혼자 잘 먹고 실컷 여행 다니고 잘 살았다. 마흔을 넘기면서 즐거움에 작은 균열이 생겼다. 크고 작은 건강 이상과 백수의 삶을 지나면서 이제라도 결혼을 해야 할까, 아이를 낳아야 할까 하는 고민과 갈등 사이에서 당황하는 중이다. 결혼 안 하겠다던 친구들도 하나 둘, 막차를 타고 떠나갔다. 그럼에도 아직 심야버스가 남아있을까?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데
남들과 똑같은 삶을 살고싶지 않았다. 책을 읽고 내 삶을 돌아보면서 작은 의문이 생겼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이(결혼, 출산, 직장생활 등)비슷하다면 그래야 마땅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최근 유튜브를 보다가 알고리즘에 떠서 우연히 보게 된 김창옥 강사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말은 사실이다. 그러나 때라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지는 않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에 맞는 때가 있다. 그러니 남들과 같지 안 하고 상심하거나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한설희 작가의 책 ‘나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와 더불어 위로와 힘이 되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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