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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더 좋은 곳으로 가자

정문정작가의 책 '더 좋은 곳으로 가자' 표지

'더 좋은 곳으로 가자'는 이전에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을 출간한 정문정작가의 두 번째 책이다. 능력에 요령을 더하면 멋지게 갈 수 있다는 부제가 달려있다. 인생을 살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긍정적인 생각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과 요령을 다양한 사례와 예시를 통해 보여준다. 

 

책을 읽기 전, 나의 과거를 떠올렸다

나의 이십대를 돌이켜보면 억울했던 일이 참 많았다. 남들은 평범하게 사는 것 같은데 나는 평범 근처에도 못 미치는 것 같았다. 나 자신이 자꾸 초라하게 느껴졌다. 조금 일찍 철이 들었던 친구 하나는 "부모도, 재력도, 환경도 네가 선택할 수 없었던 것이니 그 탓을 할게 아니라 네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해."라고 조언했다. 위로가 되지 않았다. 나에게 그 말을 해 준 친구조차도 나에 비하면 훨씬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으니까. 세상에 대한 원망과 오기와 노력으로 버텼다. 아직도 내 삶이 남들만큼 평범한 지 의문이지만 그때에 비하면 많이 어른스러워졌고 마음에도 여유가 생겼다. 내게 주어진 조건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그 조건을 대하는 자세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더 좋은 곳으로 가는 이야기

사람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상처를 받은 만큼 상처를 되돌려주게 되고 아는 것이 많아지는 만큼 겁을 내 새로운 시도 앞에서 자꾸 무력해진다. 그럴 때 참고할만한 어른스러운 태도와 감정 관리의 매뉴얼을 모았다. 어른이 된다는 건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그에 어울리는 선택을 해나가는 일이다. 이렇게 사는 일은 너무 어려워서처음에는 호기롭게 시작했다가도 어느새 남들과 똑같이 편하게 살 궁리를 하게 된다. 돌아서 가더라도 목적지는 절대 잊지 않고 싶다면 언젠가 한 번쯤 들었던 호의의 말, 진짜라고 믿고 싶은 말들을 눈에 띄는 곳에 두어야 한다. 카레와 커리의 맛이 다르듯이 세상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절대로 똑같다 할 수 없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타인들이 모르는 것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안목이 생기면 나만의 특기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취향의 의미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를 깨달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나다움에 더 가까워지는 일이다. 오늘만 사는 것처럼 선택하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건 차분함을 기르는 연습이 아니다. 잔고에 쫓기지 않는 환경부터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현명하지 못한 선택을 하는 이유가 정말 현명하지 못해서만은 아니다. 기회가 생기더라도 제대로 고르지 못하는 것은 옷뿐만이 아니었다.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선택해 본 적이 없는 사람, 비슷비슷한 선택지가 다인 줄 아는 사람, 당장 지금 뭐라도 선택하지 않는다면 다음 기회는 없을 거라 여기는 사람. 이런 사람은 상황에 자신을 맞추는 일이 습관이 된 경우가 많아, 그때 듣는 '착하다'는 평가를 곧이곧대로 믿고 매번 지나치게 양보하다 결국 길을 잃곤 한다. 

 

책을 읽은 후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카페에 앉아 책을 두 챕터쯤 읽었을 때, 나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졌다. 쓰고 있던 벙거지모자를 더 눌러썼다. 냅킨을 집어 눈가를 꾹꾹 눌렀다. 한 문장 한 문장이 가슴에 꽂혔다. 이렇게도 누군가에게 공감할 수 있구나,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구나 하는 감동과 고마움이 마음속에서 밀려왔다. 내가 가진 환경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한 것이 기특하게 느껴졌다. 스스로 칭찬해주지 않으면 누가 이만큼 알아주겠어. 남 탓, 세상 탓을 좀 내려놓고 한 발짝 물러서서 나를 돌아보게 했다. 좀 더 현실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