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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헤르만헤세의 독서의 기술

책 '헤르만헤세의 독서의 기술' 표지

'헤르만헤세의 독서의 기술'은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의 작가 헤르만헤세의 독서에 관한 에세이다. 헤세는 1877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여러 권의 시집을 내며 문단에서 인정받았고 장편소설 [페터 카멘친트]로 유명세를 탔다. 헤르만헤서의 독서의 기술은 독서의 방법과 책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글쓰기와 당대의 작가 그리고 문학 전반에 걸친 '헤세'의 여러 생각들을 보여준다. 

 

책을 읽기 전 나의 생각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선 많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많이 읽기에 급급했다. '헤르만헤세의 독서의 기술'은 조급한 나를 한 박자 쉬어가게 만든 책이다. 꽤 오랜시간을 들여 천천히 읽었다. 내용이 조금 어려워서 이기도 했지만 한 자 한 자 꼭꼭 씹어서 소화를 잘하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작가의 기질, 내면의 풍경, 나아가 작품이나 예술적 기법, 사고와 언어의 리듬까지 접하게 된다'는 작가의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작가의 서문에 적힌 문구는 오래 두고 볼 만한 내용이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가 당신을 제대로 모르는 만큼 당신이 개인적인 발전과 정상 어느 단계에 있는지도 잘 모릅니다. 지금 당신의 시에 보이는 미숙함이 몇 달안에 자취를 감출 수도 있고 아니면 십년이 지나도 여전히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십 대 때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시를 쓰다가도 나이 서른이 되어서 그런 작품을 전혀 못 내거나 똑같은 타령만 되풀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반면에 서른, 마흔 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재능이 꽃피는 경우도 있지요. 한마디로 말해 장차 본인이 작가로서 명성을 얻을 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물으신다면 이는 마치 어떤 어머니가 다섯 살짜리 아들을 두고 아이의 키가 크게 자랄지 아니면 내내 작을지를 묻는 것과 똑같습니다. 아이는 열넷, 열다섯 살이 되도록 여전히 그 키일 수도, 그러다 갑자기 몰라보게 클 수도 있겠지요."

 

올바른 독자가 되는 방법

읽는 방법은 누구나 배우지만, 독서를 통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있는 보물을 얻었는지를 진정으로 깨닫는 사람은 소수다. 난생처음 글을 배워 혼자힘으로 짧은 시나 격언을 읽어내고 또 동화와 이야기책을 읽게 된 아이는 스스로 뿌듯해한다. 주변인들 역시 경이로운 시선으로 본다. 그러나 대개의 사람들은 이렇게 배운 읽기 능력을 그저 신문기사를 읽는데나 활용한다. 

책을 읽는 사람은 작품과 작가의 전문성에 대해 존경을 품어야 한다. 글의 소재와 상관없다. 오로지 내용의 질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 바른 독서를 하는 독자에게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이런 뜻이다. 타인의 존재와 사고방식을 접하고 그것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며 그를 친구로 삼는 것이다. 특히 문학작품을 읽으면 비단 몇몇 인물과 사건들만 알게 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작가의 기질, 내면의 풍경, 나아가 작품이나 예술적 기법, 작가가 알고 이해하기 시작해 그와 모종의 관계를 맺을 때, 비로소 그 책은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친구 이야기에 귀 기울이듯 책을 읽는다면 책은 온전히 그의 것이 된다. 독자가 읽는 것은 독자의 일부가 되어 깊은 우정만이 줄 수 있는 기쁨과 위로가 되기도 한다. 독자가 울창한 책의 세계에서 길을 잃고 압도될지, 제대로 길을 찾아서 자신의 독서 체험이 스스로의 삶과 경험에 소용되게끔 만들지는 각자의 지혜나 운에 달려있다. 

책에서 경이로움을 발견하는 방법

중요한 것은 최대한 많은양의 독서를하고 많이 아는것이 아니다. 좋은 작품을 자유롭게 고르고 시간이 날 때마다 읽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고 추구했던 내가 모르는 세계를 감지하고 책과 활발하게 공명하는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를 통해 우리의 삶이 더 높고 풍부한 의미를 가져야 한다. 독서를 하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던 책을 얼마쯤 지난 후 다시 읽어보라. 두 번째 읽을 때 그 책의 진수를 발견할 수 있다. 표면적인 것에 불과했던 긴장감이 사라지면서 글 고유의 힘과 내면의 가치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것은 경이로운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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