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에게 보내는 편지]의 작가 앙드레 고르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사상가이자 언론인이다. 1947년에 아내인 도린과 만나 2년 뒤 결혼했다. 결혼 생활 중 아내 도린이 불치병에 걸리자 공적인 활동을 접고 20여 년간 아내를 간호했다. 2007년 9월 22일 자택에서 동반 자살했다. [D에게 보내는 편지]는 앙드레 고르가 자살하기 1년 전 출간된 책으로 아내와 처음 만났던 때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한 통의 긴 편지다.
[D에게 보내는 편지] 는 아내에게 보내는 연서
고르는 아내의 죽음이 가까워 오면서 그들의 사랑 이야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아내에게 말을 거는 형식으로, 아내를 위해 이 책을 썼다. 앙드레 고르가 아내에게 쓴 편지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아내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흠뻑 묻어난다. 미모의 영국처녀 도린과 오스트리아 출신 유대인이었던 고르에겐 굶주린 과거와 이방인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다. 도린은 적극적으로 고르의 정체성 고민을 벗어나게 도와주었고 고르는 늘 자신을 긍정의 세계로 이끌어준 도린에게 감사했다. 도린은 고르에게 진정한 뮤즈가 아니었을까. 고르가 도린에게 서 내려간 편지에는 58년간의 결혼생활동안 고르가 얼마나 아내를 사랑했고 사랑하며 아내를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에 괴로워했는지 절절히 표현되었다.
[D에게 보내는 편지] 속 인상 깊었던 문장
질문하고, 놀라고, 의심하고, 분노하는 것은 삶의 원동력이자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다.
좀 더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기 위해 비본질적인 것들을 포기해야만 했다. 삶을 자꾸 미래로 미루지 말고 가능한 한 매 순간 완전한 삶을 살기위해 고르는 초심으로 돌아간다.
당신은 본질적인 것과 부수적인 것을 단박에 구분했지요. 복잡한 문제를 앞에 두고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지 당신은 언제나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자기 판단이 옳다는 철석같은 믿음이 당신에겐 있었습니다.
[D에게 보내는 편지] 를 읽고 난 후 나의 생각
"'사랑'이란 단어를 어떤 의미로 사용할까요?"라는 질문에 목이 턱 막혔다. 드라마에서, 영화에서, 책에서 쉽게 접했던 '사랑'이라는 단어는 현실의 나에겐 좀 생소한 것이다. 써 본 적이 없진 않지만 쉽게 나오지 않고, 쉽게 할 수 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럼 내가 이 '사랑'이라는 단어를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너무 큰 의미를 담고 있어서가 아닐까? 내가 사랑하는 "사랑합니다"의 뜻은 "당신의 존재는 내 삶을 흔들 수 있을 만큼 큰 의미가 있습니다."일 것 같다. 막상 "사랑하기 때문에 무엇까지 해 보았냐?"는 질문에는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다. 내 삶을 던질 만큼 애절한 사랑을 해보진 않았기 때문일까.
앙드레고르가 도린에게 끌린 이유는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과는 다르게 확고한 인생관을 가진 사람. 나도 중요한 겨정을 내릴 때마다 주저하고, 확신을 갖지 못해 어렵다. 틀린 결정이더라도 내 결정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단단한 심지를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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