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모든 관계에는 저마다 건강한 거리가 있다고 한다. 관계의 자기 결정권이 있어야 사람들과의 건강한 거리를 유지하며 행복할 수 있다. 이 책은 관계에 대한 심리학 서적으로 나답게 살기 위한 건강한 바운더리를 재설정하고 직접 실천해 볼 수 있는 방법도 담았다.
바운더리란 무엇인가
바운더리란 나와 나 아닌 것의 경계를 말한다. 심리학적으로는 내가 관계를 맺고 있는 타인과의 관계 방식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것이다. 나아가 어떻게 관계를 변화시킬 것인가 고민하고 거리를 두는 것뿐 아니라 자신을 돌보면서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한다. 초기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사람 간에는 다양한 관계가 존재하며 인간 고민의 대부분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민이다라고 했다. 그만큼 자신의 바운더리를 제대로 세우는 일은 중요하다.
일그러진 바운더리의 형태
정상적이지 못한 관계 설정은 유년 시절 형성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더라도 비슷한 관계 방식을 되풀이한다. 아이-어른의 관계에서 만들어진 틀이 자라면서 어른-어른의 틀로 자연스럽게 바뀌어야 하지만 어린 시절 관계 손상을 겪은 사람들의 기본 틀은 잘 바뀌지 않는다. 일그러진 바운더리의 종류는 순응형, 돌봄형, 방어형, 지배형으로 나눌 수 있다. 순응형은 습관적으로 다른 사람의 요청을 잘 들어주고, 습관적으로 사람들을 배려한다. 이들의 미숙한 착함에는 상대의 호감을 사거나 친절과 배려의 대가를 바라는 보상 심리가 숨어있다. 돌봄형은 힘들어하거나 문제가 있는 사람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 그들을 변화시키려고 한다. 상대가 스스로 서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의지하게 만든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한다. 방어형은 관계에서 늘 선을 긋고 거리를 둔다.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것을 친밀감이 아니라 위협감으로 느낀다. 남들보다 한층 독립적이고 많은 것을 성취하지만 내면에는 늘 사랑받지 못한 결핍이 남아있다. 지배형은 다른 사람과의 공유와 연결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배형의 관계는 대부분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상대에게 끊임없는 찬사를 받거나 상대를 깎아내려 자신의 우월감을 확인한다.
나만의 바운더리를 건강하게 세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관계 조절력이다.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줄 알고, 자신의 오류를 개선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상호 존중감이다. 건강한 관계는 수평적이며 상호적이다. 남들과 어울리되 같아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서로의 개별성을 존중하는 관계이다. 세 번째는 마음을 헤아리는 마음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상대의 마음이 어떤지 물어보고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드러낼 수 있도록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공감을 넘어서 상대의 흥미, 욕구, 생각, 재능 등 마음 전체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헤아린다. 네 번째는 갈등 회복력이다. 인간관계에서 갈등이 없을 수 없다. 바운더리가 건강한 사람들은 갈등을 누군가 나쁜 사람이라서 가 아니라 가치관과 취향, 대화방식의 차이에서 빚어지는 쌍방의 문제로 본다.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사실관계와 시시비비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이다. 마지막으로 행복한 관계를 만드는 방법은 솔직하게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다. 건강한 바운더리를 세우는 것의 핵심은 방어가 아니라 자기표현이다. 바운더리는 자신의 생각, 감정, 욕구를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을 때 잘 기능한다.
건강한 바운더리를 어떻게 나의 삶에 적용할까
나이가 들어감에도 인간관계는 계속 어렵다. 마음의 상처도 자꾸 쌓인다. 너그럽고 어른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은데 생각과 다르게 쪼잔하고 소심해진다. 불편한 관계는 자꾸 피하고 본다. 나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관계를 끊어버리는 것이 편했다. 관계를 읽는 시간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방어형 인간인지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모든 친밀함은 고통을 동반한다'라는 문구가 마음에 와닿았다. 상처를 주고받지 않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관계의 상처를 어떻게 회복하느냐이다. 무작정 관계를 단절하기보다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잊지말자. 관계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이렇다. 자신을 돌보며 상대와 친해지고 나 자신이 나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상대를 상대의 모습으로 살아가도록 존중한다. 갈등을 피하기보다 풀어갈 줄 알고 상대를 염두에 두되 원치 않는 것은 거절하고 원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나의 바운더리를 제대로 세우는 것이다. 바운더리가 건강하면 관계는 저절로 내 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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